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무덤 2017. 8. 15. 03:17 |
오빠에게서 아빠가 보일 때 소름이 돋고 나에게서 엄마 모습을 볼 때 무서워진다.

M은 대학 입학 때 그랬듯 자기에게 온 기회를 붙잡지 않는다. 붙잡지 않는다는 말보다는 이상한 이유로 그것을 거절한다고 하는 게 더 적절하겠다. 수능을 너무 잘 본 것 같다는 이유로 수시를 보러 가지 않는 일과 (수능은 잘 보지 못했다) 알바처 상사들이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빅펌 면접을 보러 가지 않는 일에는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이 두 가지 일이 한 사람에게 벌어지는 것은-사실 선택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유진정님 블로그에서 예민한 사람은 시력이 너무 좋아서 모든 사람들의 피부가 더러워 보일 것 같아 안됐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요즘 점점 내가 그런 식으로 예민해지는 것 같다.

사람을 만나면 괜히 못되게 말을 해서 그들의 진심을 공격해버리고 싶다 나는 거짓말이 너무 싫기 때문에.. 물론 나도 거짓말한다..

문제는 나도 여느 사람들처럼 약간 미쳐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나를 딱딱한 어른으로 만들고 말 것 같다는 두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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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rvoushideout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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