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오셀로>

1 2017. 11. 2. 21:55 |

첫인상
이아고 배우님 유준상 닮고 수트핏 넘 멋졌음 오셀로 맡으신분도 멋있었음. 데스데모나님은 몸매..ㄷ 마이클은 걍 마이클.

이아고: 왜 셰익스피어 시대에도 이아고가 제일 인기캐릭이었는지 알것같다ㅋㅋ. 원전에서는 명언을 쓴다거나 각종 운문, 산문을 많이 사용했지만 연극에서는 꼭 필요한 말만 하는 멋진 캐릭터였음. 신기하게도 책을 볼 때는 가장 어색하게 느껴진 캐릭터가 이아고였는데 연극을 볼 때는 가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캐릭터가 오셀로였다. 과거의 장군-부하 관계보다 오회장-미래기획실장 그리고 그 지위를 얻지 못한 것에 대한 복수심ㅋㅋㅋ에 더 공감을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현대극의 장점.

오셀로: 전부 한국인 배우들이 연기를 했기 때문에 인종적인 컴플렉스를 어떻게 표현할 지 궁금했는데 인종적 갈등은 제거하고 나이와 학벌 컴플렉스 등으로 표현했다. 물론 한국은 다인종 국가가 아니라 이것을 표현하기는 힘들었겠고, 한국 사회에서 학벌과 배경 차별이 가장 심한 차별 중에 하나이므로 이렇게 표현한 것은 이해를 하지만.. 원전에서는 마이클과 오셀로가 모두 흑인이라는 공통점, 또 그와 동시에 나이라는 차이점이 있어서 좀더 복합적으로 보였는데 그런 갈등이 제거된 점이 아쉽다. 그냥 늙고못배운vs젊고똑똑한으로 묘사된 느낌.

데스데모나: 책으로 볼때는 그냥 아 르네상스 시대의 여성상 그렇게만 이해를 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정말 여성 캐릭터를 도구적으로만 썼구나 싶어서 좀 마음이 안좋았음. 처음부터 끝까지 순진하고 착하고 어린 여성이 어떻게 남성들에 의해 모함에 빠지고 죽임당하는지만 묘사되어 있음을 직접적으로 느꼈다. 책을 읽을 때는 나름대로 아버지의 반대를 무시하는 자유로운 여성-지고지순한 여성의 두가지 지위가 보이는 것 같았는데, 막상 그러한 분석은 다른 캐릭터들의 역할에 비해 너무 미미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다 큰 성인인데 너무 유아적으로 그려놓아서 맘에 안들었음. 셰익스피어도 틀딱이다 이기야

브라반시오/마이클카시오: 극과 제일 다르게 묘사된 인물..? 근데 이건 책을 다시 봐야 알듯. 목소리랑 외모 때문인지는 몰라도 너무 경박한 느낌이었는데ㅠㅜ 책에서도 그랬나..?

재밌었던 장면
- 이아고의 방백?독백?들. 자신의 말로 인해 배우들의 심리 상태가 변화하는 것을 마치 playwright처럼 서술함. 마치 감독처럼 암전. 이라는 말로 극을 끝냄
- 마지막 장면: 마이클 "살수있어" 무슨 뜻일까?
- 보고 나오는데 관객들이 해석이 무리였다는 반응이 많았다. 그런데 몇몇 무리한 현대적 해석은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옛날 고전 재현에 집중한다기보다는, 일부러 현대의 개념을 오버스럽게 적용해서 관객들로 하여금 "아무리 현대지만 이건 좀 심하다" 고 생각하게 하는 것. 그말인즉슨 관객이 이 오셀로를 과거의 원전이 아니라 평범한 현대와 비교함으로써 완전한 현대극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아닐까. 그냥 끼워맞추기일수도 ㅋㅋㅋ 낯설게 하기? (카톡방, 트와이스 모모, 세젤예, 홍상수, -했다능 말투 등)
- 꼭 남근이라는 현대미술 조각을 등장시켜야 했는가.
- 마담과 남근을 그렇게 1차원적으로 쓴게 마음에 안들었음
- 이아고가 오셀로와 데스데모나 앞에서 일부러 기도를 하는 장면. 좀 코믹하기도 하고 이 극에서 이아고가 보여줬던 이미지들과는 좀 다른 이미지 같았음
- 마이클과 데스데모나가 이렇게 바보 같은 인물이었나..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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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rvoushideout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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