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광인

무덤 2015. 11. 10. 19:32 |

나는 학교 도서관에서 근로알바를 하고있음

다른 알바들처럼 유니폼을 입거나 설거지를 하거나 부조리에 늬예늬예 굴복하지 않아도 되어서 아주좋음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이 다 학생이고 교직원이라 상식적이고 일도 편하다


근데 도서관에도 한번씩 이상한 사람들이 출몰함

학교 대나무숲에 광인 이야기가 올라왔길래 긁어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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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11. 05. 오전 09:38:36
<#학교>
얼마 전에 관련글이 올라왔었는데 계속 해결되지 않는 것 같아서 다시 제보해요. 꼭 올려주세요. 
도서관에 거의 매일 오시는 한 할아버지가 계신데요. 
제가 입학한지 6년 째인데 그 때도 이미 학교도서관에 매일 오시더라구요. 
학교 동문이신건지 아니면 어떻게 출입이 가능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저를 포함해서 많은 학우들이 그 할아버지때문에 크고 작게 피해를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입학한 후 2관 3층 4층에서 공부할 때도 큰 책상을 혼자 차지하시곤 여러 책을 다 펼치고 책도 어찌나 세게 넘기시는지...또 엉덩이쪽으로 계속 손을 넣고 긁으면서 서서 책을 보시는게 남사스럽기도 하고, 불쾌하더라구요.
최근 취업준비때문에 3관에 있는 신문 열람대에 종종 가게되었는데요. 공강 시간에, 수업이 다 끝나고 가보면 당연하다는 듯이 그 할아버지가 신문 네다섯개를 책상위에 올려놓고는 독점하시면서 보는 거에요. 그것도 주요 신문들만으로요. 
말하기도 껄끄럽고 해서 그냥 포기하곤 했지만, 얼마 전에는 안되겠다 싶어서 "할아버지 하나씩만 봐주세요."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오히려 불쾌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시더라구요. 신문도 너무 세게 넘기셔서, 할아버지가 다 읽은 신문을 보려하면 너덜너덜..
제 친구도 할아버지가 책상에 올려 논 신문을 보려고, "이것 다 보신 거에요?"라고 물었더니 주인이신듯 쳐다도 안보시곤 "가져가" 했다고 하더라구요. 
저말고도 신문열람대에 왔다가 낭패를 보고 가는 학우들도 자주 봤구요. 
도서관 관리자분들께서 말씀해주셔야 하지 않나요? 가끔 학생들이 말씀드려도 그때뿐이곤, 사람들이 안 읽고 있다 싶으면 바로 책상이며 신문이며 다 독점하시는데.
분명 도서관 직원분들, 관리자분들도 지나가다 그런 광경을 많이 보셨을텐데요. 아무리 나이가 많으시더라도, 도서관을 가장 먼저 이용해야 하는 사람들은 학생인데 문제제기가 되지 않는 것 같아 답답하네요
이제 곧 졸업하지만, 5년전이나 지금이나 말은 하지 않아도 불편을 겪은 학우들이 많은데 조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또 어떤 사유로 그 할아버지께서 도서관에 출입이 가능한 건지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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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할배 내가 오전근무할때도 한번씩 와서 도라이처럼 난리치는 사람이었음

오늘도 진상피우고 갔길래 그 진상을 들어봄(?)


옛날에 우리 학교에서 강의를 하시던 분이라고 함

그런데 어느날부터 살짝 정신이 이상해졌다고 함

출입증 아무한테나 만들어주는 거 아닌데

전에 계시던 교직원분이 불쌍하다고 열람회원으로 만들어줬다고함

그냥 흔한 진상 할저씨인줄 알았는데 나름 옛날에 교편도 잡았던 사람이라 하니 왠지 모르게 측은하기도 하고 근데 너무 극혐이고

암튼 그러하였따



+) 15.11.20 

며칠 전 아침에 근무를 오는데, 도서관 옆에 마련된 파리 추모를 위한 간이 천막에서

할아버지가 초에 불을 켜고 계셨다.

사람을 너무 미워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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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ervoushideoutdu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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